2020.9.16~9.26   Wonderland Cuba   내가 인생2막을 온전히 사진에 빠질 수 있게 된 가장 큰 연유는 아마도 아버지의 영향 탓일 것이다. 내가 세상에서 처음 손에 쥔 카메라는 20년 된 낡은 조르키(Zorki 35mm)라는 필름 카메라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도 아버지의 카메라를 호시탐탐 노리던 나와의 소통을 시도하셨던 듯하다. 외유와 방황(?) 속에서 다시 어린시절 향수를 찾아 사진이라는 고향으로 돌아온 나는 요즘 행복하다. 사진을 통한 온오프라인에서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만큼 소통하는 도구를 많이 지니고 있는 동물도 없는 듯하다. 대학에서 내가 강의했던, 마셜 맥루언은 “미디어의 이해” 에서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명제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도 감각의 확장을 통한 ‘소통’이었을 것이다 소통은 의식과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세계를 교감하게 한다. 기억, 생각, 느낌 그리고 감각 마저도 공유하게 한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바라보는 쿠바라는 섬 그리고 그 곳의 사람들의 모습은 그 순간의 찰라생(刹那生)이며, 찰라멸(刹那滅)의 환영(幻影)들 이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쌓아왔다고 믿었던 나의 지식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실재의 잔상처럼 비추어졌기에 "Wonderland _ Cuba" 라는 메시지로 지구 반대편 공간 사람들과의 소통을 시도하려 한다. 과거는 심상이므로 실재가 아니다. 전시 된 이미지는 내 생각이거나 아니면 형태를 빌려온 환영에 불과 할지도 모른다. 지금 여기에서 이 사진을 바라보는 이들의 인식 안에서 내가 바라본 "Wonderland"가 환영으로 나타나길 기원해 본다. 이번 "Wonderland cuba" 전시에 사용된 사진들은 2017년과 2020년 두 번에 걸쳐 쿠바에서 촬영된 내 기억의 편린을 밤에서 또 다른 밤까지 시간을 횡단시켰고, 아바나에서 산티아고 쿠바까지 공간을 가로 질렸으며, 사진과 사진 사이에 생략과 비유 그리고 충돌을 통해 이상한 섬과 사람들, 그리고 그곳의 냄새와 바람, 햇살 그리고 스쳐지나 간 사람들의 생각을 코드 화시켜 소통을 시도하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