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19 ~ 5. 28     몇 년 사이 주변에서 받은 많은 질문들. 유독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있었다. “어떤 작업 하세요?” “요즘 사진 작업 안 하세요?” 그럴 때 마다 난 특별한 답을 하지 못 한 채 얼버무리기만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에 개인작업, 그러니까 주제가 선명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거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크고 작은 전시 기획들, 특히 해외에서의 전시기획과 리뷰 및 강연으로 항상 쫓기는 시간을 보내왔기 때문에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의 작업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하다시피 해왔다.   처음부터 누가 시킨 일은 아니다. 단지 누군가는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던 일이었기에 2006년 제 1회 대구국제사진비엔날레의 주제전시를 기획하면서부터 참 바쁘게도 살았다. 작년 한 해만 하더라도 유럽, 아프리카, 북남미 그리고 아시아 10개국 출장을 다녔다. 그리고 올해 또한 다녀왔거나 예정중인 출장만 하더라도 최소 9개국이다. 해외에 한국 사진과 사진가를 소개하고 국제적인 사진 행사들을 경험하는 일들은 무척 즐겁고 감사했으며, 기획자로서 의미 깊었다.   하지만 태생이 사진가인 나로서는 사진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음이 늘 마음 한 구석 허전함으로 자리했고 그 허전한 마음은 ‘틈’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출장 때마다 무거운 가방 한 구석에는 카메라가 늘 함께였고 어느 날부터 낯선 공간_elsewhere_과 낯선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느낀 나의 감정을 한 프레임씩 사진에 담아왔다. 비록 작업에 집중하지는 못하는 현실이지만 매번 새로운 공간과 낯선 사람들 속에서 사진가로서의 내적 갈등을 그 ‘틈’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였다. 가끔씩은 출장을 다녀와서 촬영한 사진을 미처 다시 보지도 못하고 다른 전시를 기획하거나 다음 출장을 위해 가방을 새로 싸서 떠나기도 하였다. 사진가로서는 욕 먹을 일이다. 전시를 제안 받으면서 몇 년 전부터 촬영한 사진들이 흩어져 있는 하드들을 하나로 모아 출장 가방에 담아 다니면서 사진들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나를 다시금 돌이켜 볼 수 있었다. 한참을 망설였지만 겁도 없이 수락한 전시, 이전의 다큐멘터리 작업 발표와는 다르겠지만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나의 내적갈등인 ‘틈’이 포착하고 만들어 낸 낯선 타국_elsewhere_의 이미지들. 정열이 넘치는 아르헨티나에서 겨울을 맞이한 아프리카에서 그리고 일본, 중국, 싱가포르, 터키, 헝가리, 독일, 폴란드, 벨기에, 스페인, 미국까지 대륙을 넘나들며 만나게 된 낯선 풍경들로 이루어진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는 내내 쑥스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기획 일을 하면서도 렌즈를 통해 세상을 만나 온 나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위안을 가진다.   내일이면 또 짐을 싸서 중국 운남성 대리사진축제에 한국작가들 전시를 열기 위해 출장을 떠난다. 어떤 낮선 상황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를 가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