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 1~10   모든 뿌리는 땅에 박혀있다. 땅에서 물기와 거름을 빨아들이며 자라고 열매 맺는다. 땅에 박힌 뿌리! 이것이 푸른 생명의 바탕이다. 박춘화의 사진에서는 뿌리들이 하나같이 하늘을 향해 있다. 물기도, 흙기도, 거름기도 없는 채로. 사진을 찍기 위해 일부러 뽑은 뿌리들이 아니다. 버려진 화분들의 뿌리들, 절로 산에서 넘어 져 뒤집어진 뿌리들, 무 뿌리 파뿌리들. 그 배경에는 마냥 푸른 하늘과 거기에 가끔 솜뭉치 같은 하얀 구름, 때로는 메마른 아파트들이 나지막하게. 생명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아니! 생명은 왜 생명인가? 사실 모든 생명은 하늘에서 왔다. 성서는 하나님이 모든 생명을 내셨다고 했고, 모든 생명에 불성佛性이 있다고 한다. 불성 또한 하늘 아닌가? 모든 뿌리는 하늘에 닿아있다. 진정한 생명의 모태, 하늘에서 태어났으니까. 그래서 이 뿌리들이 모두 하늘을 향해 있다. 하늘에 닿으려 한다. 땅에서는 뽑히고 잘려서 죽고 말았으니까. 생명의 뿌리를 뽑아 놓은 저것들도 하늘로 향할 수 있을까? 저것들은 그럴 힘이 없을 거다. 저 마른 뿌리들이 자기를 뽑아 낸 바로 저것들을 하늘로 끌고 가려고 한다.자기처럼이나 죽은 저것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