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통념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회적 약자, 부조리, 정치적이란 단어를 연상시킨다. 사진의 출발이 다큐멘트였다고는 하나, 기록 이후 더해지는 사진에 대한 사회적 해석과 더불어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취하는 정치적 포지션의 관성이 낳은 결과일 수 있다. 이는 흔히들 살롱사진이라 불리워 오는 일련의 작풍이 한국 현대사에서 그간 취해 온 탈정치적 행태에 대한 반발과 함께 맞물려온 역사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살롱사진의 중심에 풍경이 존재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관습적으로 다큐멘터리와 풍경은 어느덧 대립되는 개념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갤러리 브레송이 기획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풍경 시리즈’는 이와 같은 한국 사진의 흐름에서 풍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질의를 받는 사진가는 바로 다큐멘터리 영역에서 활동해 온 작가들이다. 새로운 작업이 아닌 그들이 지금껏 해온 작업들 중에 풍경에 ‘관련’된 사진을 정리함으로써 그들 각각이 생각해온 풍경을 연역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갤러리 브레송-       절집_ 하지권   2015.5.13~5.23   절집 우리나라의 절은 부처님을 모시는 신앙의 공간과 스님의 생활공간 둘로 나뉘어져 있다. 그래서 절과 집이 모여 절집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불시간에 맞추어 법당에 가서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고 각자 주어진 시간에는 공부를 하거나 울력(일)을 한다. 안거철에는 선방에 들어가 석 달 동안 은둔하며 참선 수행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신앙과 생활이 공존하는 공간이 바로 절집이다. 카메라를 메고 절집 문지방을 넘어 다닌 지 14년이 되었다. 여러 해 동안 대웅전 처마 아래서 아침 풍경 소리를 들었고 해가 지면 절에서 내려왔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산사의 아름다움은 세상 그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았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두 <이뭣꼬?>는 나에게 좋은 스승이 되어 주었다. 특히 직관을 통한 작업을 할 때마다 나는 “이뭣꼬?”라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되묻곤 했다. 이런 작업은 사진 뒤에 숨어 있는 수행자의 바늘 끝 같은 예리함과 어쩌면 유사할 수도 있겠다. 나는 카메라를 메고 이 절 저 절을 돌아다닌다. 방석에 앉아 깊고 고요하게, 하지만 치열하게 구도하는 스님의 모습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본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산책로에서 만난 노스님은 나를 미소로 반겨주었고 아무 말 없이 카메라 앞에 서 주기도 했다. 촬영했던 사진을 들여다보니, 그간 내가 갔던 절들이 생각난다. 내일 다시 절에 갈 마음 준비를 한다. 내겐 어느덧 수행이자 생활이 된 절집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