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2~11.11 참여 작가: 김일환, 김효성, 윤병임, 이병권, 이상노, 천정숙, 추장희 수평과 초점 사진에서 수평과 초점이 어긋나면 그것은 못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배울 때 그렇게 배웠다. 요즘은 수평을 못 맞추거나 초점을 못 맞추는 사진가가 거의 없다. 사진가의 능력이 향상된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스스로 오토포커스가 되었고, 포토샵에서 수평을 자동으로 맞춰준다. 그러나 과거에는 수평과 초점을 잘 맞추는 일은 사진기술의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고 또 그것을 못 하면 기술적으로 잘못된 사진을 찍는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카메라 파인더에 수평을 맞추는 그리드가 있고, 오토 포커스가 내장되었겠는가! 왜 이토록 사진에서 수평과 초점을 중시했던가? 조금만 카메라를 기울이면 수평은 어긋난다. 초점도 사실은 렌즈의 ‘허용 착란 원’의 착시현상이다. 실제로 수평과 초점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수학적 물리적 광학 현상의 개념을 카메라 기계장치에 의해 재현한 것일 뿐, 실제로 우리의 신체가 안정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지각작용의 감각적 생리현상과는 다른 것이다. 그러나 어느 사이에 우리의 지각작용은 카메라 광학 장치가 재현한 수평과 초점에 익숙해지면서 자율적 신경계가 망가졌다. 마치 내비게이션의 편리함을 사용하고부터 공간지각능력이 상실된 것처럼 사진 이미지에 길들여져 지각방식자체가 변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수평과 초점의 강박은 현실 세계와는 거리가 먼 ‘리얼 효과’일 뿐이다. 사진가들은 자신의 작업이 시뮬라크라를 재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 사진이 재현하는 것은 장치프로그램이 만든 불확실한 이미지들이다. 그것이 사진가가 의도했던 아니든 상관없이 자동 생성된 이미지다. 그런 점에서 사진가는 의미를 만들거나 해석하는 자가 아니다.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 사진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의미들은 텍스트가 생산한 개념적 사고의 틀로부터 나오지만, 사진이 만든 모든 이미지는 근본적으로 텍스트가 정의한 개념들을 해체하는 지각방식이다. 그런데도 사진 이미지는 나의 의식을 반영한 거울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사진이 텍스트가 생산한 개념적 사고의 틀을 깨트린 이미지들을 잘 보지 못하고 기존의 관념을 강화한다. 화가들보다 사진가는 수평과 초점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작업을 통해서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사진 작업을 통해서 내가 재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이 사진가들의 태도다. 적어도 나의 작업에 수평과 초점을 조율하는 것이 기계적인 습관을 넘어서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아주 섬세하고 깊게. 이영욱(지도교수)     김일환_성황당  일본 야쿠시마 섬에 가면 7천2백년된 삼나무가 있다 세월이 그렇게 흘러가도록 한자리에서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것이든 그 원형을 잃어 버리고 또 다른 모습으로 살게 된다, 1000년의 역사를 살아온 성황당도 현대화와 새로운 신앙의 등장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사라지거나 변형된 모습으로 존재 하고 있다. 100년을 넘기기 힘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얼마나 영속성을 가지고 있을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문명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위해 어떤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인가? 더 이상 대지에 발을 딛고 살지 않는 인간은 자연의 외면하며 문명을 이루었지만 우리에게는 더 나은 삶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단지 빠르고 편리하다는 것만이 삶의 목적은 아니다. 어느 마을 어귀에서나 손쉽게 볼 수 있었던 성황당은 이제 새 문명과의 접선으로 마을 공동체가 가졌던 의미들을 채 후세에 남겨 주기도 전에 해체되어 빠른 속도로 우리들 주변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지극히 개인화 되어 가는 이 사회에 성황당에 대한 아카이브 작업으로 우리가 잊고 지내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감에 대한 의미를 회상하고자 한다.   김효성_Ghost Call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역사와 대학교에서 알게 된 역사는 달랐다. 그리고 이 땅에서 억울하게 죽은 많은 죽음을 알게 되었다. 이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   제주 4.3 사건 희생자, 노근리 민간인 희생자, 베트남 미라이 마을 민간인 희생자,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 세월호 사건 희생자. 근대와 현대의 시간에서 한반도와 연관된 땅에서, 죽어서도 죽지 못하고 이 땅을 떠도는 유령. 그들의 소리를 찾아 연출하고 기록하였고, 그들의 소리 없는 소리를 빛 바랜 색으로 표현하였다.   이상노_ 동대문  보태지도 빼지고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담아 보겠다고 시작한 작업. 시작은 그러했지만 그들의 진솔한 삶을 감히 표현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이번 작업의 가장 큰 수확이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깊은 생각도 심오한 철학도 없는 그런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