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Of course!_최치권

2020.5.21~5.30

 

p.s.Of course!

 

최치권 <사진가의 글>

 

사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볼 수 없다.

하지만 당신이 그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나는 보기 위해 두 눈을 감는다.

 

여행자의 길은 어느 라인에 연결되어 있을까?

어느 것은 더 길고, 어느 것은 더 클까?

저 앞이 보이는데 평행선이 엉망이다.

 

사진에 있는 두 가지 현실,

사실의 형식인 원근原根과 내용의 표현인 기형奇形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形態에서

나는 예술의 일종인 ‘허영심’을 맛본다.

 

시간은 모든 것을 드러내고 모든 것을 숨긴다.

시간의 상대성에서 끊임없이 내 발은 움직이는 것을 따르고,

내 눈은 회전하려는 것을 본다.

“카멜레온은 움직이지 않는 파리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움직임은 사진의 생각을 위한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지구는 계속 돌고 있다. 그래서 나는 현기증이 난다.

그러므로 나는 계속 움직일 것이다.

 

내가 다녀온 가장 먼 곳의 경험담을 늘어놓듯이 2014년 여름, 몽골의 첫 도착지 울란바토르에서부터 고비사막까지 향하는 여정을 촬영했다. 마치 열기 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계속해서 움직이며, 본능을 본 듯한 느낌을 컬러 사진으로 담았다.

낯선 여행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하고 전혀 상관없는 사람, 사물, 풍경들과의 관계는 나의 사진 경험으로 보고자 한 세계의 새로운 형태를 상징한다.

“완성의 순간이 바로 새롭게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했던가?” 나는 처음 가는 낯선 곳을 동경하며 몽골의 수많은 자료를 익히고 나만의 프레임을 만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생각으로 만든 이미지는 실제로 거기에 도착한 순간, 눈앞에서 ‘새로운 불일치’가 시작하고 그것으로부터 생생히 경험하는 불일치의 연속에서 진짜 느낌을 찾으려 집중한다.

내가 기록하고 표현한 사진 작품은 오로지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어떤 존재의 의미를 직시할 수 있다.

나는 여행에서 카메라를 든 사진가의 아이디어를 투영해 그곳에서 해야 할 일에 집중했고 그렇게 한 경험에서 기쁨과 욕구를 느꼈다.

사진가로서 언제, 어디서든 항상 무엇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 그래서 나와 카메라의 두 눈이 본 순간에 적응하며 새로움을 향한 결핍을 느끼려고 했다.

나는 복사하듯이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려 하지 않고 직접 보려고 했던 낯선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고 반영하려고 했다.

도시를 떠나 끝없는 평행선 같은 초원길을 가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본래 정해진 길은 없고 그저 각자의 사정으로 달리는 자가 그 길을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이 의미는 사진을 작품으로 창작하고 싶은 여행에서 사진가가 경험해야만 하는 예술의 근원이라 믿는다.

그리고 나는 전시 제목처럼 ‘호기심’과 ‘설레임’ 그리고 ‘그리움’을 덧붙이는 추신을 계속해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