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풍경사진 6 _ 임종진

한국에서 통념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회적 약자, 부조리, 정치적이란 단어를 연상시킨다. 사진의 출발이 다큐멘트였다고는 하나, 기록 이후 더해지는 사진에 대한 사회적 해석과 더불어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취하는 정치적 포지션의 관성이 낳은 결과일 수 있다. 이는 흔히들 살롱사진이라 불리워 오는 일련의 작풍이 한국 현대사에서 그간 취해 온 탈정치적 행태에 대한 반발과 함께 맞물려온 역사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살롱사진의 중심에 풍경이 존재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관습적으로 다큐멘터리와 풍경은 어느덧 대립되는 개념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갤러리 브레송이 기획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풍경 시리즈’는 이와 같은 한국 사진의 흐름에서 풍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질의를 받는 사진가는 바로 다큐멘터리 영역에서 활동해 온 작가들이다. 새로운 작업이 아닌 그들이 지금껏 해온 작업들 중에 풍경에 ‘관련’된 사진을 정리함으로써 그들 각각이 생각해온 풍경을 연역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 갤러리 브레송-

 

 

흙 물 그리고 바람_임종진

2014.10.10 – 10.22

 

 

10월이 되니 소슬바람이 붑니다.
가을인 탓이지요.

목을 타고 도는 서늘한 기운에 겨워 쓸쓸하거나 허허로울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사지를 늘어뜨린 평온함에 젖어 듭니다.

그 바람에 취해 슬며시 눈을 감아봅니다.
딛었던 걸음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니 얼추 취기가 더해집니다.
기억에 스며들기 좋은 즈음이지요.

역시나 가을인 탓입니다.

삶의 향기에 취해 흥겹던 지난 걸음들이 있었습니다.
나라 안과 밖 여러 곳을 두루 스치거나 머물던,
뉘 살아온 터 안에서 흙 물 그리고 바람에 섞인 시간들이 그랬습니다.

 

삶을 품은 풍경들이 지금 다시 내게 머뭅니다.

다른 듯 같은 눈빛을 살피려 나선 길.
가름 없이 같거나 엇비슷한 너른 대지 위에서 품었던 평온이,

지금 내게 머뭅니다.

오호라.

다를 것 없이 같은,



그리고 바람.

낯설다가 익숙해져 버린 기억의 풍경들.

그리움이 떠받치듯 밀려오는 지금,
가을.

소슬바람이 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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