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풍경사진 8 _ 김지연 

한국에서 통념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회적 약자, 부조리, 정치적이란 단어를 연상시킨다. 사진의 출발이 다큐멘트였다고는 하나, 기록 이후 더해지는 사진에 대한 사회적 해석과 더불어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취하는 정치적 포지션의 관성이 낳은 결과일 수 있다. 이는 흔히들 살롱사진이라 불리워 오는 일련의 작풍이 한국 현대사에서 그간 취해 온 탈정치적 행태에 대한 반발과 함께 맞물려온 역사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살롱사진의 중심에 풍경이 존재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관습적으로 다큐멘터리와 풍경은 어느덧 대립되는 개념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갤러리 브레송이 기획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풍경 시리즈’는 이와 같은 한국 사진의 흐름에서 풍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질의를 받는 사진가는 바로 다큐멘터리 영역에서 활동해 온 작가들이다. 새로운 작업이 아닌 그들이 지금껏 해온 작업들 중에 풍경에 ‘관련’된 사진을 정리함으로써 그들 각각이 생각해온 풍경을 연역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 갤러리 브레송-

 

 

상처를 품은 풍경_ 김지연 

2014.12.01~12.10

 

15년간 한민족 디아스포라 작업을 해온 김지연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가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동포들의 얼굴이 아닌 풍경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작가는 ‘상처를 품은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내놓았는데, 중국연변에서 탈북아이들을 찾아가며 본 풍경, 강제이주로 신음하던 러시아의 한인들의 흔적을 찾으며 만났던 풍경들이 이번 전시에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3.11대지진으로 고립된 조선학교 학생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본 부서진 풍경은 허허롭기만 하다. 자연의 크나큰 힘 앞에서는 만물의 영작이라는 종교적 용어도 무색해지는 부초 같은 한낱 인간의 삶에 작가는 두려움까지 느꼈다고.

니오베가 12명의 자식을 잃고 고향 시필루스 산의 바위가 되어 눈이 녹을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것 같이 보인다는 그리스신화처럼, 눈 덮인 사할린 풍경은 해방되고도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사할린동포들의 눈물을 담고 있는 풍경으로 요즘 그녀가 진행하고 있는 작업의 연장선상이다.

작가가 이런 풍경들을 끄집어 낸 것은 흩어져 있는 민족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는 각기 다르지만 그들을 품은 자연은 절망적인 삶에서도 자식을 꼭 끌어안은 어머니 같은 모습같이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4년 큰 상처를 입은 대한민국에도 어머니 품처럼 위안이 될 수 있는 무엇이라도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는 이번 전시를 열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