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봄에만 피지 않는다 양승우/마오 사진전 한일 부부의 사진일기 일시: 2017.1.16.~1.25 장소: 갤러리 브레송 꽃순이 벚꽃놀이 하면 우선 떠오르는게 먹고 마시고 다음날 속 쓰리고 머리 아픈 기억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녀와 갔을 때 처음으로 꽃이 아름답게 보였다. 피어있는 꽃도 예쁘지만 지는 꽃도 죽이더라. 옆방에선 화장실 물내려가는 소리 맞은편 방에선 금방이라도 피를 토하며 죽을 것 같은 할아버지의 기침소리 창문 쪽에선 고양이 울음소리, 그리고 내 심장소리. 가끔 그녀가 와서 연애를 하면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가 지진이라고 소리친다. 2층에 여섯 개 방이 있는데 가운데 202호가 내 방이다. 다다미 6개 깔려있고 샤워시설은 없다. 나는 거기서 10년을 살았다. 그녀는 나만 봐도 웃고 나만 졸래졸래 따라다닌다. 집에 같이 있으면 내 등짝에 딱 붙어 있다. 귀찮을 정도다. 하지만 워낙 내 마음대로 해왔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만큼은 잘해주고 싶다. 가끔 혼자 있을 때 이 작품 슬라이드를 보면 마음이 짠해진다. 그녀는 24살 때부터 나만 따라다니고 33살에 결혼하고 지금은 35살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가난한 무명의 사진가다. 나는 그녀를 첫 데이트부터 지금까지 계속 찍어왔다. 만난 지 2년째 어느 날 지금까지 찍은 사진을 모아 내가 만든 사진집을 선물했다.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었다. 너무 좋아하는 그녀에게 너도 나찍어라, 둘 중 한사람이 죽을 때까지 찍기로 했다. 양승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