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눈짓 - 양윤모 At That Moment Solo Exhibition of Street Photography by YANG Yunmo 2017. 2.3~2.12     한 시인은 노래했었지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던 ‘그'가 자신의 호명에 의해 꽃이 되었다고. 참으로 대단한 연금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진가도 이런 시인의 연금술이 낯설지 않습니다. 방식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시인에게 언어와 펜이 있다면 사진가에겐 시선과 카메라가 있습니다. 카메라 앞의 어떤 피사체도 ‘그'가 될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눈짓에 의해 그는, 그들은 생명체로 살아납니다. 우리의 시선에 의해 그 대상은 삶을 부여받습니다. 그리고 빛처럼 반사돼 돌아온 그들의 시선은 또한 우리의 존재를 더욱 확고히 해줍니다. 이 시선교환의 선율이 울려 퍼지는 곳은 그러나 멀리 있지 않습니다. 위대한 자연도, 특출한 인물도, 예외적인 상황도 필요조건은 아닙니다. 이 세계 어딘가 일상의 거리라면 충분합니다. 국경을 넘어도 통역이 필요 없습니다. 인물과 사물, 장소, 풍경 사이의 위계도 가변적일 뿐입니다. 사람, 동물, 식물, 그림, 동상, 간판과 표지판, 그리고 그들의 그림자까지 모든 것들은 평등한 관계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화를 이룹니다. 이 단순하고 평면화 된 사각의 프레임 속 세계에서는 말이죠. 우리의 눈짓에 의해 하나의 형상에 지나지 않았던 그 모든 요소들이 생명체로서 함께 만날 수 있는 공간, 그런 사진이미지의 프레임이란 때때로 신성함 마저 느껴집니다. 이 포착된 순간의 이미지들은 결국 찰나의 기억 한 조각일 뿐일지 모르지만, 그들이 조심스레 읊조리는 그 서정과 유머의 선율은 오늘 여기서 당신에게 찰나의 작은 미소를 전해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시의 말미, 시인은 우린 모두 서로에게 잊혀 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공언합니다. 어쩌면 시인의 언어도 사진가의 시선도 그리 대단한 연금술은 아닐 거라 생각됩니다. 사랑이 되었건 뭐가 되었건, 누구나 '나'와 '그' 사이에 일어난 그 요동침의 한 순간을 단단히 붙들어 맬 수 있기만 하다면 행할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마술에 다름 아닐 거란 그런 생각 말입니다. 그렇게 오늘도 세상 더 많은 눈짓의 현현을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