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4~6.13   노량진 1호선 전철에서 내리면 수산시장으로 길게 이어진 육교가 있다. 그 위에 둥지를 틀고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80여 명의 상인이다. 오래전 사람들은 시장을 알리는 굴뚝을 바라보며 노량진 수산 시장으로 향했다. 발밑으로 간혹 전철과 기차가 다니는 좀 묘하고 스릴 있는 공간이었다. 긴 육교와 옥상을 거쳐 건물로 내려오면 울긋불긋 등불이 켜져 있고, 그 아래 상인들이 온갖 수산물을 펼쳐 든 채 장사하는 거대한 전경이 펼쳐졌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이곳을 방문했던 아이들에게 그 광경은 잊지 못할 추억과 볼거리를 제공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1926년에 경성수산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후 자리를 지켜온 ‘서울시 미래유산’이다. 많은 상인이 이곳에서 밥을 먹고, 아이를 키우고, 일상을 살았다. 오랜 시간 노량진 수산시장은 활기찬 모습으로, 서민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였다. 하지만 2019년 9월 말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이곳을 폐쇄했다. 수년간 상인과 시민사회단체는 노량진 구수산 시장을 살리려는 노력을 전개하였지만, 이제는 텅 빈 허허벌판이 되었다. 이런 시장이 사회 구성원에 합의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당하고 이상한 일이다. 사진은 칼과 같아서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칼의 쓰임이 꼭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 사진도 마찬가지 아닐까? 누구의 편에서 카메라를 들 것인가. 어떻게 쓰일 것인가. 어둡고 비릿한 현장에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을 때, 이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은 카메라를 든 자의 책무 아닌가. 사진이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근접할 수 있어야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없어도 고통받는 이들을 조금이라도 다독여 주어야 하지 않은가? 이 시간 수산시장 상인들은 2만5천 볼트 고압선이 흐르는 육교에서 농성하고 있다. 열차가 통과할 때마다 육교는 심하게 흔들린다. 개발은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빼앗아 갔다. 이렇게 계절이 바뀌기를 수년째다. ‘고립된 섬’ 위에 표류해 있는 상인들의 삶이 회복되고 하루속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간곡히 진심으로 바란다.     ...